입춘은 24절기 중 첫 번째 절기로서 봄을 알리는 의미가 있습니다. 이는 실질적인 한 해를 시작하는 의미도 있는데요, 그래서인지 예로부터 입춘에는 벽이나 대문, 문지방 등에 입춘축을 써 붙여 한 해의 안녕을 기원하기도 했습니다. 최근에도 입춘 즈음이 되면 입춘축을 무료로 써 준다고 하는 이벤트가 종종 보일 정도로 우리나라에서 널리 퍼진 풍속입니다.
입춘축의 의미, 여러 가지 이름
입춘축에는 입춘을 맞이하여 한 해의 행복을 기원하는 글귀를 써서 붙입니다. 입춘 자체가 농사의 기준이 되는 절기의 첫 째 절기이기 때문에 풍년을 기원하는 말을 써서 붙이기도 합니다. 이때 입춘축은 춘축, 입춘첩, 춘첩 등으로 불리며 대문과 기둥 등에 붙입니다. 다른 말로는 춘련, 대련, 문대라고도 합니다.
- 입춘첩
- 춘첩
- 입춘축
- 춘축
- 춘련
- 대련
- 문대
입춘축의 내용
입춘축의 내용은 대구, 대련, 단첩으로 되어 있습니다. 살펴보면 우리가 살아오면서 자주 들었던 대구도 보이는데요. 그만큼 입춘축의 내용이 대중화됐기 때문이기도 하겠습니다.
입춘축은 붙이는 곳이 어디인지에 따라서 내용이 다르며 벽, 기둥, 부엌의 문, 곳간의 문, 외양간의 문에 붙이는 내용도 각기 다 다르다고 합니다.
대구
- 국태민안 가급인족(國泰民安 家給人足) : 나라는 태평하며 백성은 편안하고 집집마다 넉넉하다.
- 기주오복 화봉삼축(箕疇五福 華封三祝) : 기자가 주청한 오복 (장수, 부유, 안락, 덕을 좋아함, 늙어 편이 죽음)
- 문신호령 가금불상(門神戶靈 呵噤不祥) : 문의 신과 집안의 신령이 지키고 불길한 것을 쫓아준다.
- 우순풍조 시화년풍(雨順風調 時和年豊) : 비가 적당히 내리고 바람이 고르니 풍년이 든다.
대련
- 수여산 부여해(壽如山 富如海) : 산과 같이 건강하고, 바다처럼 넉넉하다.
- 거천재 내백복(去千災 來百福) : 온갖 재앙이 가고 모든 복은 오라.
- 요지일월 순지건곤(堯之日月 舜之乾坤) : 요임금이 다스리던 태평스러운 시대와 순임금이 다스리던 태평스러운 세상.
- 입춘대길 건양다경(立春大吉 建陽多慶) : 봄이 시작되니 크게 길하고 경사스러운 일이 생긴다.
단첩
- 춘광선도길인가(春光先到吉人家) : 봄의 빛은 길인의 집에 먼저 온다.
- 일춘화기만문미(一春和氣滿門楣) :봄날의 따뜻하고 온화한 기운이 문에 가득하다.
- 일진고명만제도(一振高名滿帝都) : 이름을 높이 날려 장안에 가득하여라.
- 춘도문전증부귀(春到門前增富貴) : 봄이 문 앞에 오니 부귀가 늘어난다.
입춘축 풍속
입춘축은 가로 15cm, 세로 70cm 정도의 긴 한지 2장에다 적습니다. 이 때는 글을 쓸 줄 아는 사람이라는 본인이 쓰고, 글을 모르는 사람이라면 주변에 부탁을 해서라도 적었습니다. 그 정도로 입춘축은 사회의 고위 여부와 관련 없이 널리 퍼진 풍속이었습니다.
입춘축은 대문에 한자 팔(八) 자 모양으로 붙이며 지나간 해의 입춘축이 있다면 그 위에 붙이거나 기존의 것은 뜯어서 태우기도 합니다. 집안에 따라서 입춘축을 절에서 받아 붙이기도 합니다. 예로부터 '입춘축을 붙이는 것이 한 번 제사를 지내는 것보다 낫다.', '입춘날 입춘 시에 입춘축을 붙이면 굿 한번 하는 것보다 낫다.'는 말이 있는데요. 이 정도로 입춘축에 깃든 마음이 상당히 정성스러웠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때문에 입춘축을 미리 준비해 뒀다가 입춘 시간에 맞춰서 당일에 붙이는 경우가 많았다고 합니다.
입춘이 지나면 본격적으로 한 해가 시작되고 봄을 알리는 여러 소식들이 들려옵니다. 입춘축이 한 번의 제사와 굿 보다 더 좋다고 여겼던 우리 조상들처럼, 한 해의 안녕과 평화로운 생활을 위해서 입춘축의 내용을 알아뒀다가 입춘 시에 붙여보는 게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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